신장식 예스치과 원장

오늘도 많은 환자 분들이 우리 병원을 다녀가셨습니다. 이 환자분들이 우리 병원을 찾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충치 때문입니다.

그럼 과연 충치란 무엇일까요? 충치란 벌레 충(蟲)과 치아 치(齒)로 이루어진 한자어입니다. ‘벌레 먹은 치아’란 의미지만 실제로 입안에 벌레가 살고 있지는 않아요. 사실 충치의 원인은 세균입니다. 우리가 음식을 먹고 난 후 남은 찌꺼기가 치아에 달라붙어 있는 것을 ‘플라그’라고 합니다. 플라그에는 세균이 있고(뮤탄스균, 락토바실러스균 등) 이런 세균이 음식물 찌꺼기를 부패시켜 산을 만들어 냅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산이 지속적으로 치아를 자극하게 되면 우리 몸에서 가장 단단한 조직인 치아가 조금씩 손상되기 시작합니다.

치아에 손상이 일어나기 시작할 때 가장 먼저 관찰되는 것은 하얗게 변한 반점입니다. 아직 까지는 어떠한 자각증상도 나타나지 않지만 이 시기가 중요한데, 왜냐하면 이때 관리를 잘한다면 손상된 치질이 다시 단단해지는 재광화(remineralization)가 이루어져 더 이상의 충치 진행을 억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서 진행이 더 되면, 검을 색의 충치가 되고 시간이 더 지나면 치아표면에 구멍이 생기게 됩니다. 보통 씹는 면에 생기는 충치는 잘 보이기 때문에 빨리 발견할 수 있지만, 충치가 치아와 치아가 맞닿는 면(인접면)에 생긴다면 발견하기가 어렵습니다. 보통 ‘밥 먹다 이가 깨졌어요.’라고 하시며 내원하는 환자분 중에는 ‘인접면 충치’가 상당히 진행되어 이가 깨진 경우가 많습니다. 이쯤 되면 서서히 자각 증상들이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가장 많이 나타나는 증상으로는 찬 것, 뜨거운 것 또는 단 것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입니다. 이때의 치료방법은 충치를 제거하고 이 부위를 치과재료(레진, 인레이 등)로 메워주는 것입니다.

어떤 분들은 인내력이 놀라울 정도로 훌륭하십니다. 이러한 시기를 이겨내고 충치를 더 진행시킵니다. 그렇게 되면 치아 안쪽에 위치하는 치아신경(치수) 근처까지 충치가 진행되게 됩니다. 이 때 부터는 외부의 자극(찬 것, 뜨거운 것, 단 것 등)이 없어도 통증이 나타나기 시작합니다(자발통). 그런데 이상하게도 통증은 저녁만 되면 더 심해집니다. 자려고 누웠는데 이가 욱씬거리기 시작해서 ‘내일 치과에 가봐야지.’라고 생각하지만, 아침이 되면 통증이 사라집니다. 다시 한번 인내심을 발휘하여 이러길 반복합니다. 그러는 동안 충치는 더 진행되고 신경은 돌아올 수 없는 손상을 입게 됩니다. 참기 어려운 자발통이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밤잠을 설치는 일도 흔하게 일어납니다. 차가운 물이나 얼음을 물고 있으면 일시적으로 증상이 가라앉기도 합니다. 이제는 치아를 지켜내기 위한 사투를 시작해야 합니다. 신경치료를 해야 통증을 가라앉힐 수 있습니다. 신경치료는 치과에서 가장 흔히 하는 치료 중 하나지만, 가장 어려운 치료 중 하나입니다. 잇몸뼈 속에 박힌 치아뿌리를 엑스레이와 손끝의 감각을 이용하여 조심스럽게 치료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신경치료를 마친 치아는 영양공급이 차단된 죽은 나무처럼 부러지기 쉽기 때문에 치아를 덮어 씌어야 합니다(크라운).

정말 놀랍게도 이러한 통증마저 극복해 낸다면 어떻게 될까요? 그 인내력은 인정해 줘야겠으나 현실은 냉혹합니다. 이제는 치아를 유지하기 어려워 이를 빼야 합니다. 그렇게 되면 다시 기능을 회복하기 위해 임플란트 시술을 받아야 합니다. 놀라운 정도의 인내력을 지닌 분이시기에 임플란트 수술 정도는 별문제가 아닐 수 있겠지만 굳이 그렇게까지 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지금 한번 거울을 보고 자신의 치아를 관찰해보세요. 조금이라도 이상하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다면 미루지 마시고 빨리 치과에 예약하시기를 추천드립니다.
 

포항 신장식 예스치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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